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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장

이기적 유전자<이기적 유전자>, 이제라도 읽어서 다행이야

고민****
2021-09-30
조회수 34

<이기적 유전자>, 서점을 갈때마다 스테디셀러 코너에서 볼 수 있었던 책이다. 유명하기도 하거니와 제목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기에 언젠가는 꼭 읽어야지 생각했다. 물론 가벼운 책이 아니기에 도전하기 전에 다소 주저했지만, 읽기 시작하면 또 금방 읽을 수 있을 거라 자만했다. 

 마침내 리더런 덕에 <이기적유전자>를 읽기 시작하였고,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읽기 쉽지 않은 책이라는 것이었다. 과연 내가 책의 내용을 이해한 게 맞는지 의심스러워 같은 구절로 자꾸 되돌아가서 다시 읽어보곤 했다. 그렇게 겨우 완독을 하고 나니, 책의 내용을 100%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놀라운 창조성으로 가득 찬 매력적인 진화론이다."

"그것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그것들을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를 알게 해 주는 유일한 이유다. 그것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들의 생존 기계다.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짜 넣은 로봇 기계다. 이 유전자의 세계는 비정한 경쟁, 끊임없는 이기적 이용 그리고 속임수로 가득 차 있다."

- <이기적 유전자> p. 6 -


 책장을 편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구절을 만나게 된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존재보다 우월한듯 보이지만 사실 유전자의 생존 기계에 불과하는 이야기.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다. 나는 이에 의구심이 든다거나,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받아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 않았다. 리더런레터에서 공유받은 알쓸신잡3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명령 5가지 (Feat. 이기적 유전자) 181109 EP8' 영상에서 유시민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고'. 나 역시도 그랬다.

 나는 사춘기때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라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했고, 괴로워 했지만 딱히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사피엔스>를 읽고, 또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며 '나'라는 인간을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존재의 미약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상할만큼 마음이 편해졌다. 그동안은 나 스스로를 정말 특별하게 생각하는데 하찮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괴로웠었다. 그런데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를 느끼고 나서는 '삶의 의미?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데 뭐 찾으면 땡큐인거고' 이런 마음가짐으로 변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는 계부의 의붓자식 살인, 육아 분담으로 인한 갈등, 배우자의 외도 등은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당최 의문이기만 했었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소개된 다양한 동물의 예시를 통해 해당 현상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완벽하게 납득할 수 없고 정당화될 수도 없는 일들이지만 말이다.

 소위 말하는 '고전'을 읽는 과정이 매번 고통스럽지만, 그 어떤 책보다 메시지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매일 쳇바퀴 같은 일상으로 귀한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 것만 같은 아쉬움이 들 때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돌이켜보면 큰 위안이 된다. 명절이다 뭐다해서 쉬이 흘려보냈을 9월에 <이기적 유전자>를 읽음으로써 한츰 더 성장한 나를 마주하게 되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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