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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장

총, 균, 쇠대륙간의 불평등은 어디에서 왔는가

백혜****
2021-12-12
조회수 32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뉴기인인 얄리의 이 질문에 대한 답이 600쪽이 넘는 벽돌 책으로 탄생했다. 세계적인 석학의 25년간의 연구결과를 읽으며 2021년을 마무리한다는 성취감이 든다. 리더런 덕분에 벽돌책을 한 달만에 뿌셔뿌셔 할 슈 있었다ㅎㅎ 생태지리학, 생태학, 유전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등의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가설에 대한 답을 해나간다.


어째서 유라시아 민족은 세계의 부와 힘을 독점하고 오스트레일리아, 남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원주민을 지배하고 몰살하게 됐을까. 어째서 반대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은걸까. 왜 현대세계의 불평등이 생겨났을까. 인류의 발전은 어째서 각 대륙에서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을까. 가장 먼저 백인 인종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지능의 차이'는 정답이 아니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은 어떻게 원주민들을 죽이거나 정복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직접적 요인들인 총기, 가장 지독한 병원균 그리고 쇠를 갖게 되었을까.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유럽인들은 단지 그들이 지리적인 운을 타고 났기 때문이었다. 그럼 대륙간의 어떻게 환경적 차이가 생겼을까. 역사를 거슬러 인간이 오스트레일리아에 살기 시작한 직후 인류는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 야생동물들을 사냥을 하며 멸종시켰다. 그 땐 몰랐겠지만 이것은 인류사를 크게 바꿀 정도의 파급력이 있었다. 가축화된 동물에게서 얻은 병원균들은 유럽인이 원주민을 정복할 때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조상들이 멸종시켜버린, 어쩌면 가축이 될 수 있었던 동물들의 균에 면역력이 없던 많은 원주민들은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미 유럽인들은 가축 동물들의 균에 면역력이 있었던 것.


그리고 지리적 이점으로 유라시아인들은 동식물의 가축화와 작물화로 많은 식량을 생산, 운반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인구 밀도가 높아졌다. 잉여 식량을 비축해서 농경에 종사하지 않는 전문가들을 먹여 살릴 수 있었고 바퀴와 문자의 등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식량 생산의 자가촉매작용으로 정치적으로 중앙집권화하고 사회적으로 계층화하며 경제적으로 복잡하고 기술적으로 혁신적인 정주형 사회로 발전할 수 있었다.


지금도 가장 원시적이고 낙후되었다는 뉴기니는 야생 동식물의 가축화와 작물화가 빨랐던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비해 가축화 작물화할 수 있는 곡류, 콩류, 동물 등이 없었다. 식량 생산이 늦어진 이유는 척박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각 대륙의 면적, 인구,확산의 난이도 식량 생산의 출발 시기 등에서 나타난 이 같은 차이에 따라 기술 발전의 격차는 점점 더 크게 벌어졌다. 기술 또한 자가 촉매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유라시아는 처음부터 식량 생산이 유리한 비옥한 토지를 가지고 있었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높고 인구가 밀집되어 있어 잠재적인 발명가도 많않다. 또한 아프리카와 남북아메리카에 비해 지리적, 생태적 장애물이 심하지 않다는 점(동서축의 식량 생산의 이점등)으로 기술가속화를 이루게 되고 바퀴와 문자 뿐만아니라 총과 쇠도 먼저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유라시아인이 지능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지리적 요건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결국 식량생산이라는 정복의 궁극적인 원인은 병원균, 문자, 기술, 중앙집권적인 조직 등의 직접적인 원인을 낳게했다.




피사로가 아타우알파를 생포한 사건은 세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꼽을 수 있다. 왜 잉카제국의 8만 군사들이 아닌 피사로의 169명의 병사들의 손에만 총과 칼이 있었을까. 그 이면에 식량 생산 또는 저장이 있었다는 것은 다소 놀라웠다. 저자의 의문형 문장들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환기시켜주면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안나카레니나》에서 브론스키와 떠난 안나를 대신해서 아이를 양육하게 된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가 급 육아공부(?)를 하게 되는 장면이 있다.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인류학, 교육학, 교수법에 대한 책을 읽으며 직접 교육 계획을 세웠다.“(민음사 안나카레니나 2권, p.590)


왜 아이 교육에 인류학 책을 읽었을까. 톨스토이는 왜 그렇게 쓴걸까. 궁금했었다. 어쩌면 역사 속 인류의 진화에 대한 근원적인 해답이 나와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떤 일들이 현대 세계를 형성 했고 또 어떤 일들이 우리 미래를 형성하게 될지를 가르쳐줌으로써 오늘날의 우리사회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 낙관한다는 교수님의 말씀!


✔《 총,균,쇠》가 세상에 나온 1997년 이후 빌게이츠 호평을 받고 세계적인 사업가와 경제학자의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비옥한 초승달지대는 왜 발전하지 못했나

그렇다면 메소포타미아 문명 일대이기도 하고 가축화 그리고 작물화가 가장 빨랐던 비옥한 초승달지대(현재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시리아, 이라크 등 이슬람국가들)는 왜 발전하지 못했나.


원래의 비옥한 삼림지대에서 사막으로 바뀐 것은 농업을 하기 위해 개간하고 건축용 목재를 구하기 위해 벌채하고 땔감으로 쓰거나 회반죽을 만들기 위해 태우는 바람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들은 자원의 기반을 스스로 파괴하는 생태학적 자살을 저질 렀던 것이다. (p.588)





그럼 왜 중국이 아닌 유럽인가

중국은 지리적 이점으로 일찍 통합되었고 유럽은 분열되어 있었다. 분열된 유럽은 박해받는 개혁자에 피난처와 그 밖의 지원책을 제공하고 각 나라 사이의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기술, 과학, 자본주의 진보를 이루었지만, 통합된 중국은 그러지 못했다. 교수님께선 '최적 분열의 법칙'을 주장한다. 지나치게 통합되지도, 그렇다고 너무 분열된 것은 오히려 불리하다고 한다.


✔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 중국의 역사는 현대 세계의 유익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즉 상황은 변하며 과거의 우위가 미래의 우위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교훈이다. (p.596)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중에서


겨울이면 먹이를 찾아 헤매는 늑대가 수렵채집민이 먹고 버린 음식쓰레기 등을 주워 먹었고, 그 중 인간의 행동에 반응하고, 친화력이 있는 늑대는 수렵채집민들 곁에서 불도 쬐고, 함께 생활을 하게 되면서 점점 가축화되었고 한다. 인간에게도 자기가축화를 단단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는데 아기를 낳으면 분비되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 때문. 타인에게 협력적이고 자상한 구성원들이 하나의 단단한 결속력을 가져서 인류는 번성했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기니의 원주민이 가축화할 만한 대형 야생동물을 모조리 없애 버렸을 때는 이것이 역사를 바꾸게 될 줄 알았을까. 비옥한 초승달지대의 삼림을 불태우고 개간했을 때는 후손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될거라는 걸 알고 있었을까. 앨 고어는 불편한 진실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래 세대가 우리에게 우리 부모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셨던 걸까? 왜 기회가 있었을 때 정신을 차리지 않으셨을까? 라고 물어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지금 그들에게 이 질문을 들어야 합니다."


거의 1만년의 역사의 누적된 결과들이 오늘 날 우리의 힘의 불평등을 가져왔다. 지리적 우연은 어쩔 수 없다지만 인간들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 동물을 멸종시키고, 땅을 황폐화시켰던 대륙에서는 후손들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적당한 경쟁, 상호 협력 그리고 생명을 중시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한 대륙만이 미래에 빛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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