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 다른 감상을 나눠요.

독서기록장

총, 균, 쇠총균쇠를 읽고

이혜****
2021-12-12
조회수 27

리더런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총균쇠에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에게 총균쇠란 ‘언젠가는 읽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닌’ 그런 책이었다. 알라딘에서 택배를 받았을 때 책의 두께를 보고 놀랐으며 프롤로그를 읽고는 더 놀랐다. 아… 그래도 드디어 총균쇠를 다 읽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책의 내용에 대한 감탄보다 내가 이 책을 읽었다는 지적 허영심을 충족시켰다는 만족감이 더 큰 듯 하다.

책에 대한 내 감상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역사 교과서 제일 처음의 한 줄을 600페이지 분량으로 자세하게 풀어 쓴 글이라는 것이다. 작물화, 가축화가 앞으로의 역사를 어떻게 결정지었는지 생생하게 느꼈다. 작물화, 가축화로 인해 정착 생활을 하며 이동할 필요가 없으므로 산아 간격이 수렵 채집민의 절반에 불과해진다. 이렇게 인구밀도가 높아지고 잉여 식량을 저장할 수 있게 되며 식량을 생산하지 않는 기능 전문가들을 즉, 왕과 관료, 정복 전쟁을 할 수 있는 전문 병사들도 먹여 살릴 수 있게 된다. 또 가축화된 동물과 같이 진화한 병원균 또한 정복 전쟁에서는 필수적이었다. 이런 식으로 발달하여 총기, 쇠 무기, 말과 같은 군사기술, 고유의 전염병, 해양기술, 발명, 중앙집권적 정치조직, 문자 등으로 근대의 유럽인이 다른 대륙을 정복할 수 있었다. 

결국 이처럼 인류의 많은 부분은 환경에 의해서 결정지어졌다. 그러니 '서양'이 우월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은 더 컸을 것 같다. 

인간은 환경에 의해서만 결정지어지는 존재일까? 총균쇠를 읽으면서 '지리의 힘'이라는 책이 계속 생각났다. 지금 현재에도 인간은 지리에 영향을 받고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하고있다. 아무리 환경의 힘이 강대하더라도 최대한 극복하고자하는 인간의 의지를 조금은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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