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 다른 감상을 나눠요.

독서기록장

코스모스나의 첫 우주 대서사시

백혜****
2022-01-30
조회수 85

미세먼지 없는 날 공원에 운동을 하러 나가면 가끔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볼 수 있다. 내 마음은 갈팡질팡한데 늘 그 자리에 조용히 빛나는 별들에 위로 받는다. 나의 이런 감성적인 생각에 비웃기라도 하듯 별은 늘 그 자리에 있지도 않고, 조.용.히 빛나지도 않는다.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1000만도가 넘는 들끓는 내부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 별이 빛난다. 별은 지금도 매우 뜨겁고,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며 변화무쌍하게 살고 있다.



🔖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원자들은 모두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고 보니 별이 우주의 부엌인 셈이다. 이 부엌 안에서 수소를 재료로 하여 온갖 종류의 무거운 원소라는 요리들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이다. 별은 주로 수소로 된 성간 기체와 소량의 성간 티끌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그 수소는 대폭발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수소 원자는 코스모스가 비롯된 저 거대한 폭발 속에서 태어났던 것이다. 애플파이를 맨 처음부터 만들려면, 이렇게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p.432)



🔖별들에게도 인간처럼 부모가 있고 그들의 세계에도 세대가 있는 셈이다. 먼저 태어난 별의 죽음이 새로운 별의 탄생을 가져오니까 하는 말이다. (p.447)



🔖나 칼세이건은 물, 칼슘 그리고 각종 유기 분자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나와 거의 동일한 분자들로 구성된 집합체이면서, 단지 나와 이름만 다를 뿐이다. 그러나 이것을 전부라고 하기에는 어쩐지 이상하다. 분자가 나의 전부란 말인가?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고 언짢아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나는 우주가 분자들로 구성된 하나의 기계를 인간과 같이 복잡 미묘한 존재로 진화하게끔 허용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고양된다. (p.263)



🔖"사람들이 간질을 신이 내린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 병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신이 내렸다 여긴다면, 그 목록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p.353)



✍ 인간 정체성의 근본 문제를 다루는 일. 고전 소설 읽는 걸 좋아하는데 본질적으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라는 점에서 문학이나 과학이나 일맥상통하는게 아닐까. 우연히 올해 처음으로 읽은 책이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였다. 코스모스와 동시에 읽다보니 우주의 행성, 위성, 별자리 이름들이 신들의 이름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 옛 조상들은 지구의 1000개를 집어 넣도 될 만큼 커다란 목성을 보고 신들의 왕을 떠올렸던걸까. 목성을 유피테르(영어 이름 주피터,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제우스)라 부른다. 그리고 목성 주위를 천천히 돌고 있는 4개의 위성(이오, 유로파(에우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은 제우스신이 관계 맺은 여인들(가니메데는 남자)의 이름을 딴 거라고 한다. 그리고 목성 주변을 돌고 있는 목성 탐사기 주노는 헤라여신의 이름을 딴 것이다. 바람둥이 제우스 신을 늘 감시하고 있는 유노 여신은 아마 목성 주변을 돌고 있는 4개의 위성들이 못마땅할 듯하다ㅎㅎ 옛 조상들은 어떻게 이름들을 찰떡 콩떡으로 지었는지 신기방기할 따름.



✍ 사랑의 여신이자 가장 아름다운 여신인 비너스라 불리는 금성은 완전히 황산 용액으로 덮혀 있어, 탐사기가 접근 조차 하기 힘든 행성이다. 지구가 환경오염으로 인해 그런 금성을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레이첼 카슨, 앨 고어, 칼 세이건, 우리나라 최재천 교수님 등.... 세계적 지성이 경고하는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 문제가 왜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건지...🌿



🔖세상을 통째로 태워버릴 듯 맹렬한 더위, 모든 것을 뭉개 버릴 듯한 높은 압력, 각종 맹독성 기체, 게다가 사위는 등골 오싹한 붉은 기운을 띠고 있어서 금성은 사랑의 여신이 웃음 짓는 낙원이 아니라 지옥의 상황이 그대로 구현된 저주의 현장이라고 하겠다. (p.207)



🔖지구의 현재 기후 여건이 실은 불안정한 평형 상태일 가능성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기 파멸을 가져올 수 있는 수단들을 동원하여 지구의 연약한 환경을 더욱 교란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것이 초래할 심각한 결과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이다.(p.214)



✍ 과포자로서...영화 마션도, 인터스텔라도 안 본 그야말로 과학에 담쌓은 채로 지낸지 삼십여년...ㅠㅠ 육아와 코시국의 콜라보는 틈나면 책을 읽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렇게 별자리가 이어진 은하수처럼 리더런과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만나게 되었다. 중간에 9장, 10장에서 원자, 분자, 적색이동....이 나오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대체로 읽는 내내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들뜬다고 할까, 신비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아마 교수님의 철학적 사유도 한 몫하는 듯하다. 내 지금의 고민은 이 우주에 비하면 우주 먼지 티끌만도 못한 것이라니("별 "것도 아니잖아~)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다. 문과 출신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과학 이야기를 인문학적 사고로 끌어안았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한 번 완독 했다고 해서 천문학을 깊게 깨우쳤다고 할 수 없지만 이제는 우주선, 별자리 그리고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지 않고 흥미롭게 듣고 끼어(?)들 수 있을 것 같다. 왜 금성이 아니라 화성 탐사를 하는지, 보이저 호는 우주의 어느 지점까지 탐사를 마친건지, 별은 어떻게 만들어진건지, 우주는 계속 팽창하는지, 외계인은 살고 있을지, 있다면 어디쯤 있을지, 지구가 아닌 인간이 살 수 있는 또 다른 행성이 있는지 등등 하늘을 보며 떠올렸을 수천 년 축적된 호기심에 대한 충실한 답변과도 같은 책이다.



🔖초신성 폭발로 인해 다양한 크기의 구조물들이 여기저기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우주 진화의 대서사시이다. 대폭발에서 은하단, 은하, 항성, 행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행성에서 출현하게 되고 생명은 곧 지능을 가진 생물로 진화하게 된다. 물질에서 출현한 생물이 의식을 지니게 되면서 자신의 기원을 대폭발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식할 수 있다니, 이것이 우주의 대서사시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p.487)



✍ 읽으면서 내 사고의 지평도 확장됨을 느꼈는데, 저번 달에 읽었던 <총균쇠>에서 "중국이 왜 세계를 지배하지 못했는가?" 의 질문에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최적분열의 법칙’을 주장한다. 지리적 이점으로 지나치게 통합되어 있는 것이 오히려 발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도 (그 당시 중국은 종이 제조 기술과 인쇄술, 로켓과 시계 그리고 비단과 도자기를 발명했으며, 대양을 항해할 수 있는 해군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왜 코스모스를 밝혀 내지 못했나"의 질문에 새로운 생각에 눈과 귀를 막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의 강력한 중앙권력이 자유로운 탐구 그리고 과학의 발전하는데 막는 요소가 되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개성을 존중하는 사회에서 일론 머스크 같은 엉뚱한 천재도 탄생하지 않을까. 코스모스를 밝혀낸 이오니아인들처럼 손으로 실험하고, 발로 뛰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수님.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자란 천재들의 일생을 재조명하면서 과학의 발전을 위해 사회가 장려해야 할 모습을 여러번 강조하는 것이 내 맘 속에도 깊게 남았다. (물론, 우리에게는 아인슈타인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뛰어놀던 토스카나는 없지만...😂😅) 인류를 위해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뭘까. 별들에게도 부모가 있다는 칼 세이건 교수님의 비유처럼 별처럼 빛나는 우리 모두는 코스모스 자녀들이니까. 너와 나 우리 모두 손에 손 잡고,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사이 좋게 둥글 둥글 살아야하지 않을까💓💓



🔖우주 탐험이야말로 인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위대한 장정인 것이다. (p.631)


🔖이러한 엉뚱한 꿈을 격려해 주신 부모님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아주 큰 행운이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세상을 실제로 탐험하고 우주를 심층 탐사할 수 있는 시대에 살 수 있게 된 것도 내게는 엄청난 행운이었다. (p.331)


🔖우리는 가장 근본적 의미에서 코스모스의 자녀들이다. 태양만 보더라도 그렇다.(p.477)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다. 우주적 시각에서볼 때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귀중하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너와 다른 생각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를 죽인다거나 미워해서야 되겠는가? 절대로 안 된다. 왜냐하면 수천억 개나 되는 수많은 은하들 중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p.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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