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 다른 감상을 나눠요.

독서기록장

사피엔스사피엔스 다 읽어버렸스

민****
2021-07-31
조회수 81

1. 책을 읽게 된 이유

몇 년 전 tvn에서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는데 방송에서 추천한 도서 중 하나가 『사피엔스』였다. 이 책에 흥미가 생겨 구입했지만 어마어마한 두께에 압도되어 책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1년 이상을 묵혀두었다. ‘언젠가는 읽겠지’라면서…. 그러나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경제, 자기계발, 에세이, 소설 등의 책만 읽어온 터였다. 보다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는 인문학 분야의 고전에 대한 늘 갈망은 있었는데, 퇴근하면 지쳐서 뭔가를 생각하기조차 싫었다.

평소에 읽지 않는 책을 읽기 위해서는 내게 독서모임이 꼭 필요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독서모임이 쉽지 않아 비대면 독서모임을 찾아보다가 리더런을 알게 되었다. 마침 사피엔스를 함께 읽는 과정이 있어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책을 새로이 살 필요도 없고, 이번 기회에 꼭 읽어서 책장을 볼 때마다 드는 죄책감(?)도 해치워버리고 싶어서.

 

 

2. 책을 읽으면서

사피엔스 겉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사피엔스를 읽은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면, ‘인간 역사를 크게 훑은 느낌’이다. 사피엔스를 읽는 초반은 일에 대한 고민으로 괴롭고 머리 아픈 시기였다. 업무와 조직에 대한 강한 회의와 염증을 느끼던 터였다.

내가 하루하루 버티며 직장 생활을 하는 건 그냥 생존경쟁을 하는 수많은 사피엔스 중 하나의 몸짓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자 뭔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절대적인 진리처럼 받들고 있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등이 사실 종교와 별다를 것 없다는 시각은 너무 신선했고,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경이롭기까지 했다.

이렇게 사피엔스를 통해서 거시적인 시각으로 내 인생을 바라보니 지금 느끼는 고민이 참 별 것 아니게 느껴졌다. 어쩌면 이게 무력감일지도 모르지만, 생각 없이 회사 다니는 데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p.552-553

“ 우리가 아는 한, 순수한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삶은 절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류는 목적이나 의도 같은 것 없이 진행되는 눈먼 진화과정의 산물이다. 우리의 행동은 뭔가 신성한 우주적 계획의 일부가 아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부여하는 가치는 그것이 무엇이든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p. 586

“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삶의 의미, 가치, 존재에 대해서 고민하자니 참 답도 없고, 어렵기만 하다. 정말 망상에 불과하기에 그런 것일까. 일상에서 이를 추구하기에도 너무 요원한 것들이다. 우선 내 욕망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를.

 


3. 책을 읽고 나서

처음에는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퇴근 후 피로에 쩔어 독서에 실패하는 무수한 평일들을 지나왔다. 주말에 벼락치기를 하면서 열심히 뒤쫓았지만 책의 마지막 장까지 가는 여정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그러던 마침내 완독을 해냈다. 무엇보다 한 달을 그냥 흘려보낸 것이 아니라, 양질의 책 한 권을 읽으며 보냈다는 것이 참으로 뿌듯하다.

세계사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세세하게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이에 역사적 지식을 좀 더 쌓아야 할 필요를 느꼈다. 또한, 책을 읽고 나서 나 자신, 내 인생,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과는 달라졌음을 느낀다. 이래서 좋은 책을 읽어야 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책을 이제는 빌려 읽기보다는 사서 읽는 편이다. 그런데도 다 읽고 나서 다시 읽은 책은 없다. 근데 사피엔스는 추후 다시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이 어려웠으니 그 이후는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번에 얻지 못한 통찰을 또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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